일기 쓰기는 왜 항상 작심삼일이 될까요? 행동과학이 알려주는, 의지력이 아닌 진짜 이유
새 노트를 살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생활을 기록하려고 해요. 하지만 사흘째 되면 다시 펼쳐보지 않게 돼요. 기분 기록 앱을 다운로드해서 일주일 정도 쓰다가, 어느새 알림을 무시하기 시작해요. 이런 '신나게 시작하고 조용히 포기하는' 순환은 일기 습관을 만들어보려 한 사람이라면 거의 다 겪어본 적 있을 거예요.
오늘 글에서는 세 가지를 이야기할게요. 왜 계속 포기하게 되는지, 어떻게 하면 기록이 더 쉬워지는지, 그리고 기록이라는 행위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지.
일기 쓰기가 왜 이렇게 지속하기 어려울까요? 행동과학의 설명
행동과학에는 '행동 마찰력'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넘어야 할 장벽이 높을수록, 사람들은 그 일을 건너뛰는 쪽으로 기울어진다는 거예요. 한겨울 아침 7시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와 달리기를 하러 가는 상황을 떠올려 보세요. 이건 엄청나게 높은 행동 마찰력을 만들어내서, 실제로 달리기를 하러 갈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려요. 그리고 이건 의욕이나 의지력과는 사실 별로 관계가 없어요.
일기 쓰기 상황으로 돌아가 볼게요. 일기를 쓰려고 하면, 먼저 마음에 드는 노트를 찾고, 어울리는 펜을 골라야 하고, 잉크와 종이가 잘 맞는지도 고려해야 해요. 그다음에는 방해받지 않을 시간을 확보하고, 무엇을 쓸지도 알아야 해요. 펜을 들기도 전에, 준비 과정만으로 이미 기력이 다 빠져버려요.
유명한 행동과학자 BJ Fogg는 이렇게 말했어요. "준비가 필요 없을 만큼 작은 일만이 정말로 계속할 수 있는 일이다." '더 노력하고, 더 의지력을 가져라'는 과거 사회에서 전해 내려온 자기 격려 방식이에요. 하지만 행동과학은, 매일 지속해야 하는 행동이라면 행동 마찰력을 낮추는 것이 인간의 본성에 더 맞는 방법이라고 알려줘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감정 쓰기'를 '사실 쓰기'로 바꿔보세요
드디어 책상 앞에 앉았는데, 마주하는 건 빈 페이지예요. 그건 마치 무언의 요구처럼, 오늘 하루를 기승전결이 있는 완벽한 이야기로 만들어달라고 기다리고 있어요. 사실 매일 소재가 없는 게 아니라, 빈 페이지 앞에서 '정리된' 글을 써야 한다는 기대가 생기는 거예요. 마음속을 떠도는 모호하고 미묘한 감정들은 들어갈 자리가 없어져요. 이런 압박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해 버려요.
쓰는 내용을 '감정'에서 '사실'로 바꿔보세요. 사건에 대한 해석을 내릴 필요 없이, 경험한 일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면 돼요. 오늘 뭘 먹었는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퇴근할 때 하늘은 무슨 색이었는지. 이렇게 흘러가듯 적는 내용이야말로 가장 쉽게 기록할 수 있고, 나중에 그때의 기억을 가장 생생하게 불러오는 모먼트예요.
Smyth 등(2018)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글쓰기라도 심리적인 정리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해요. 경험을 글로 옮기는 것 자체가 이미 뇌가 그것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거예요. '먼저 생각을 정리해야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순서는 정반대예요. '적는다'는 행위가 생각을 정리하는 걸 도와줘요.
써도 소용없는 것 같다고요? 흔한 오해일 수 있어요
대부분의 감정 기록 도구에는 공통된 전제가 있어요. 기록은 분석을 위한 것이고, 분석은 자신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거예요. 이런 설계 아래서 우리는 기록이 패턴을 찾고 통찰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믿기 시작해요. 그게 없으면 헛되이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감정에 규칙성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그래프가 통찰을 주지 못할 때, 기록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Jose 등(2012)의 연구에 따르면, 기록의 효과는 대부분 '기록한다'는 행위 자체에서 나와요. 이전에 소개한 것처럼, 이번 주에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그 이유와 해결법. 행복감을 높여주는 건 나중에 돌아보는 게 아니라, 기록하는 바로 그 순간에 그 감정 속에 조금 더 머물게 되는 것이에요. 기록이 있기에, 몇 달이 지난 후에도 공원에서 산들바람을 맞으며 친구와 신나게 이야기했던 그 오후를 기억할 수 있어요.
정말 지속할 수 있는 일기 습관은 사실 작고, 빠르고, 격식 없는 거예요
이제 우리는 알게 됐어요. 아래 세 가지 상황 모두 전통적인 일기의 설계가 만들어낸 거예요.
- 쓸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건, 행동의 마찰력이 너무 높기 때문이에요
- 뭘 써야 할지 모르겠는 건, 빈 페이지 앞에서 글을 짜내는 게 너무 어렵기 때문이에요
- 써도 소용없다고 느끼는 건, 사실 잘못된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나에게 맞는 기록 방식은 더 작고, 더 빠르고, 더 격식 없는 거예요.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을 만큼 작고, 상태를 조절할 필요 없을 만큼 빠르고, '이래도 되는 거야?'라고 생각될 만큼 격식 없는 거예요.
MoodMons는 가볍고 부담 없는 기분 기록 앱이에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노트나 깊은 통찰을 준비할 필요 없어요. 그냥 핸드폰을 열고 오늘 있었던 일 몇 가지를 적으면, 그 글이 치유적이고 귀여운 무드 몬스터로 부화해서 그날의 정리 카드가 돼요. 기록이 부담스럽지 않으면, 일기 쓰기는 더 이상 작심삼일로 끝나는 의지력 경쟁이 아니라, 정말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드는 생활 방식이 될 수 있어요.
참고 문헌
- Online Positive Affect Journaling in the Improvement of Mental Distress and Well-being in General Medical Patients With Elevated Anxiety Symptoms: A Preliminary Randomized Controlled Trial (Smyth et al., 2018)
- Does savoring increase happiness? A daily diary study (Jose et al., 2012)
